The Sociology of Work
 

"노동의 사회학적 연구"
: 1960년대 이전까지의 산업사회학내 노동과 직업 연구

Thompson, P. 1983. The Nature of Work: An Indroduction to Debates on the labour Process. London: Macmillan.
톰슨. 1987. "노동의 사회학적 연구".『노동사회학』. 심윤종·김문조 옮김. 경문사. pp. 11-38
 


노동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의 기원은 고전 사회이론가들이 산업화의 성격을 규명코자 한 때로까지 소급될 수 있다. 즉, 마르크스, 베버 및 뒤르켐 등은 모두 비록 전문적이 아닌 일반론적인 수준에서나마 노동에 관한 저작을 남긴 바 있다(Esland and Salaman, 1975).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주장이 차츰 보다 전문화된 형태로 정돈되고 있기는 하나, 노동연구에 끼친 그들의 공헌만은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노동이라는 주제를 전담하는 고유한 관점이 출현하게 된 것은 1930년대 미국 시카고 근교의 서부 전기회사(Western Electric Co.)를 대상으로 한 메이요(Mayo, 1945)의 연구와 같은 공장연구를 기점으로 해서였다. 당시에는 사회학자, 심리학자는 물론, 심지어 인류학자들까지도 주로 생산량 증감이나 산출량 제한 등에 관한 관리자 측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업장에서의 노동자 행위에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2차 대전 이후에 접어들면서 직업불만을 위시한 여러 문제점들이 노동세계에 새로 등장하게 되면서, 노동연구에 다양한 신 이론들이 제시되었고 전문화도 보다 촉진되었다. 몇몇 연구가들은 생산기술의 형태와 노동조직간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작업장내에서의 노동자행위를 직접적으로 관찰하고자 했던 반면, 다른 이들은 통제의 유형 또는 노사간의 갈등 및 단체교섭이라는 노사 관계론의 측면에 주목해 조직기능에 내재하는 일반법칙을 탐구해 내고자 했다. 한편 이들과는 별도로 노동세계와의 상관성을 전제로 한 사회계급 또는 계급영상이라는 거시적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 온 학자들도 있다.

이 장의 목적은 노동연구와 관련된 모든 분파와 학파의 발전사를 개관하려는 것이 아니며,또한 그들을 일일이 비교 검토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전통적으로 "직업사회학"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소속된 주요사상이나 개념체계들을 요약함으로써 이 책 나머지 부분에서 논의될 노동과정론의 중심개념들과 상호 비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작업장 행위

산업사회학의 범주에 속한 학파들은 노동의 본질에 앞서 노동자 행위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뿐만 아니라 노동의 소유, 통제, 기획을 단지 주어진 것으로 간주했고, 그럼으로써 기술형태나 노동분화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관계 역시 소여된 것으로 전제해 왔다. 특히 산출량 제한에 관한 해묵은 논쟁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듯, 산업사회학자들은 주로 노동자의 반응에 관심을 집중해 왔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작업장을 대상으로 한 저간의 사회학적 연구가 주로 관리자들의 배려나 재정적 후원에 힘입어 왔다는 사실과도 부합되는 것이다(Baritz, 1960; bendix, 1963).

산업사회학의 기원

앞서 열거한 기본전제 및 관점은 곧 노동행위에 관한 설명이나 수정이 작업장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과 상통하게 되었다. 그 결과, 거시적 환경은 도외시한 채 오직 공장생활이라는 직접적이며 눈앞에 닥친 현상에만 집착하는 '공장사회학(plant sociology)'이 순항의 돛을 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같은 공장사회학의 전통확립에 공헌한 메이요의 서부전기회사 연구는 기실 테일러주의(taylorism)라는 이전 공장사회학에 대한 하나의 반작용이었다.

테일러는 주물공장에서의 경험에서 체득한 노동조직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과학적 관리론(theory of scientific management)이라는 것으로 체계화시켰다. 과학적 관리론이란 한 마디로 과학적 기법을 사용하여 노동활동을 측정·통제함으로써 노동효율성을 제고하자는 방안을 뜻한다. 이때 제거의 목표가 되는 비효율성은 노동자측의 시각에서 본다면 산출량 억제나 산출량 제한을 통한 보상을 극대화하자는 합리적 노력으로 간주될 수 있다. 반면 관리자측 입장에서 보자면 그것은 생산과정에 관한 지식이나 통제력 결여를 의미한다. 이러한 입장 차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적 관리론은 노동자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노동활동을 관찰한답시고 동원된 스톱워치나 시간-동장 측정기구을 격렬히 증오했다. 1920년대에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된 노동연구장치는 비단 노조원들로부터만 배척되었던 것이 아니었다. 일부 고용주들 역시 노동자들의 저항을 우려해 그 자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과학자들 역시 과학적 관리론의 논리적 단순성을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의 대응으로 등장한 작업장 행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인간관계를 강조하게 됐다는 사실은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다. 특히 인간관계론은 1926년에서 1940년대에 이르는 장기간의 서부전기회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연구를 통해 작업장 행위나 조직에 관한 설명을 세련화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주장은 분명 테일러가 지칭한 경제적 합리성으로부터는 동떨어진 의식이다. 메이요의 연구팀에 의하면 노동자란 사회성이라는 압력에 의해 동기화 되는 존재로서, 그들은 궁극적으로 작업조건에 의해 영향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의 소재는 바로 사회 체계로서 공장 그 자체에 있다고 본다. 공장이라는 사회체계는 기술 조직과 인간 조직이라는 상호 관련된 두 가지 단면을 지닌다. 기술조직의 과정은 반드시 협업이라는 작업과정으로만 특징 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인간조직은 인화에 최상의 가치를 둔다. 따라서 공장생활에 관리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사회관계를 개선하여 그로부터 효율성을 제고하며 근로자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인간관계론이 내건 기본정신이다.

전후의 공장사회학

2차대전 이후 인간관계론은 최고조의 비판에 당면하게 된다. 비판의 골자는 첫째, 관리자의 편견이 잠재하고 있다는 점, 둘째, 보다 거시적인 사회경제적 요소가 무시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셋째, 노동자의 조직화와 사회경제적 요소가 무시되고 있다는 점 등이었다.

이러한 비판 속에서 기술적 영향이 노동자의 태도나 행위에 영향을 끼치는 보다 핵심적인 결정요인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인식변화는 노동자 집단의 행위를 대상으로 한 이후의 연구에서도 잘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결정론으로의 전환은 노동에 관한 태도연구에서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이같은 입장을 취하는 학자들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으로는 블라우너(Blauner, 1964)가 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소외에 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태도의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연구는 당대에 널리 알려져 있던 주장, 예컨대 노동자들이 높은 직무만족도를 지니고 있다든가 또는 그들이 일 보다 여가활동이나 소비에 보다 큰 관심을 지니고 있다든가 하는 주장을 확인시켜 준 계기를 마련한 것만은 틀림없다. 기술, 분업 및 소외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블라우너는 같은 주제를 다룬 마르크스와 명확히 구분된다. 즉 마르크스는 노동의 동질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블라우너는 노동의 구조적 변화는 주로 기술변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독특한 견해를 폈다. 그는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에 준해 '자동화(automation)'가 기술수준 및 직무만족에 관련된 U-커브의 정점에 이르면 소외는 자연 감소되리라고 전망한다. 블라우너는 자동화된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대량생산조직체 내에서 흔히 상실되고 있다고 여겨지는 기술환경에 대한 통제의지를 되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도 당대의 정설로 받아들여진 자동화의 이상향이 도래하리라는 믿음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노동조직에서 기술적 측면과 인간적 측면의 관계를 해명하려는 연구 노력이 존재했는데, 영구의 타비스톡 연구소(tavistock institute)에 의해 제시된 사회기술적 체계 개념이나 우드워드의 연구(Woodward, 1958; 1965) 등이 있다. 또한, 신인간관계론(Maslow, 1958; Argyris, 1957; Herzberg, 1968)이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우드워드를 위시한 몇몇 연구가들이 공장을 하나의 사회체계로 규정하는 고전 인간관계론의 관점에서 벗어나 작업장을 하나의 조직체로 이해하고자 했다. 하지만 조직의 심리적 특성에 역점을 두는 이러한 탐구 역시 근로자의 직무만족도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관리형태의 변경이나 노동조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함으로써 이전의 공장사회학적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조직, 위계 및 통제

작업장을 하나의 조직체로 보기 시작하면서 연구의 추이는 차츰 공장사회학에서 사회조직론 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Buraway, 1979). 그 결과 조직과 노동환경간의 관계가 과거에 비해 보다 강조되어 특정 기업에는 어떤 유형의 조직이 가장 적합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것은 곧 위계, 통제 및 분업 등과 같이 조직의 지속적 특성으로 간주되는 사항을 관찰하여 조직행위의 저변에 내재하는 규칙을 체계적으로 서술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조직론은 특정 생산조직이 사회관계를 어떻게 구조화시켜 나가는가 라는 정작 긴요한 문제는 외면한 채 오히려 인간관계망에 보다 큰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분업을 그것을 야기시킨 사회경제적 세력과는 분리된 직업적 역할로서 이해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드러낸다. 특히 후자는 노동의 요소별 분할을 부분단가를 절감하여 관리적 통제를 달성하려는 (자본가를 위한 ) 수단으로 간주하는 노동과정론과는 정면으로 대립되는 견해라고 하겠다.

관료제 및 자본주의

베버의 관료제에 관한 논의는 산업사회학이나 사회조직론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점해 왔다. 베버는 관료제란 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철저하고도 효율적인 노동의 방법은 직무를 체계적으로 배열 또는 일상화하며, 그것을 관리적 통제하에 귀속시킬 수 있는 관료제라는 합리화 과정을 통해서만 모색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런데 베버에 의하면 이같은 노동의 위계적 분화란 자본주의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합리적 권위나 조직에 의한 하나의 보편적 요청이었다는 것으로 그러한 경향은 조직의 복잡성이 증대함과 함께 날로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

최근 기업이 대형화함에 따라 잉햄(Ingham, 1967)이나 스코트(Scott, 1963)와 같은 공장연구가들은 조직의 규모나 복잡성과 관련지어 관료제의 결과를 전망한 베버의 견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뿐만 아니라 몇몇 학자들은 생산의 대형화나 관료제화의 경향을 옹호한 나머지 소외는 산업발전에 수반되는 하나의 불가피한 기능일 뿐이라고까지 말한다.

급진적 관점

베버의 해석에 동조하지 않은 견해로 관료제의 역기능에 주목한 굴드너(Goulder, 1954) 등은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작업장 문화에 내재한 비공시적 규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노동자 참여를 지지하는 반기계론적 조직개념을 형성하는 데 공헌해 왔다. 아울러 관료제의 발전이 단순히 합리성의 증가 때문만이 아니라 관리자적 철학이나 통제유형과 상관되어 있음을 역설하는 학자들도 나오게 되었다(Crozier, 1964; Merton, 1957; Blau, 1972).

오늘날 베버의 경제사회학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노동과정론적 관점에 준거해 베버가 제기한 몇몇 사고들을 비판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자본주의적 관료제가 노동자들로부터 생산과정에 대한 통제력을 탈취하는 것은 산업화 과정의 필수적이고도 기술적인 요청이다"라는 베버의 견해를 비판한다(Hill, 1981: 7). 이같은 신베버주의(Neo-Weberianism)는 후에 조직모형이 타협과 사회구성의 산물임을 강조하는 상호작용론에 의해 더욱 보완되었다. 이같은 생각은 , 그것이 비관료제적 조직형태라는 대안, 즉 관료제의 선택이 권력관계나 통제전략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특성으로 한다.

이같은 사고의 전환은 적어도 몇가지 측면에서 응용도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뒤르켐이나 베버가 제기한 기계적 이론틀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계급, 노동 및 산업사회

공장사회학과 사회조직론 양자는 모두 노동외적인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편협한 견해로 비판받고 있다. 노동외적 요인을 고려하는 대안적 관점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계급 및 산업사회의 성격변화에 관한 논제를 병합하고 있는 직업지향(orientations to work) 연구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의 핵심은 개인의 직업적 체험은 직업환경 외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전제가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특히 골드쏘프(Goldthorpe)와 로크우드(Lockwood)에 의해 정립되었는데 이들은 오늘날은 직업이라는 국면을 초월한 보다 거시적인 계급, 또는 계급 영상(class imagery)이 문제시되는 유의미하고도 보편적인 경향이 출현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는 노동자들의 비단합성과 계급적 불평등의 영속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띠었다.
이와함께 수렴현상을 강조하는 산업사회론자들이 대두하였으며, 커어, 달렌도르프 및 여타 산업사회론자들은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숙련과 책임이 증가된, 그리고 직무에 만족하는 노동자들이 정신노동계에 대거 진출하여 중간계급의 특성을 공유함으로써 계급갈등이 현저히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등장한 개념이 소위 후기산업사회이며 전문적, 과학적 노동, 서비스 부문 및 기술중심사상을 특성으로 하는 이 후기산업사회론은 이분법적 게급구조 및 프롤레타리아화라는 마르크스적 사고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 후기산업사회론은 주류 사회학 이론이 위기에 몰려있던 시기에 방패막이가 되었으나 1960년대 이후 새로 등장한 산업갈등 및 사회갈등으로 인해 재현된 이념대결로 퇴색되어 갔다.

결론: 대립과 계승

산업사회학은 학파와 상관없이 대체로 마르크스주의적 노동과정론과는 대립적인 위치에놓여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는 여러 측면에서 차이점 못지 않게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산업사회학의 전통내에서는 직업세계에 관한 많은 통찰을 제공하는 우수한 연구들이 많이 나와 있으며 최근들어 노동과정론에 대한 관심이 산업사회학 내에서도 증폭되고 있고 마르크스의 견해와 일치하는 주장을 펴는 경우도 있어 양자의 절충, 흡수, 병합 등의 현상이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톰슨 관련논문-김세균 교수 홈페이지